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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우 칼럼] 관자(管子)의 사유론(四維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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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4 18:01:44 | 982 |
관중(管仲)(?~BC645)은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재상으로 유명한 사상가이며 정치가다. 관중은 포숙(鮑叔)과의 두터운 우정으로 후세에 널리 전해지고 있는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백(李伯)과 함께 중국의 양대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杜甫)도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기리는 빈교행(貧交行)이란 시를 남기고 있다. 관자(管子)는 관중을 높여 부르는 이름이다.
2천년도 더 전의 중국 정치인을 새삼스레 이 글에 불러들인 것은 그의 생각과 행동이 현세에 주는 시사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기 때문이다. 관자는 그의 사유론(四維論)에서 정치의 요체는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백성을 가르치며 신명(神明)을 공경하도록 하는 일인데 그중에서도 백성을 부유(잘 먹고 잘 사는)하게 하는 일이 으뜸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국가를 유지하는 기본 요소는 예(禮)·의(義)·염(廉)·치(恥)라 하였다. 이를 4유라 한다.
그는 국가라는 큰 광주리의 네 귀퉁이를 굵은 동아줄로 하늘에 매달아 놓고 그 광주리 속에서 국민과 지도자들이 예(禮)·의(義)·염(廉)·치(恥)를 지킴으로써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게 된다고 말하고 만약 광주리 안의 사람들이 이런 기본 요소를 어기게 되면 광주리를 매단 동아줄이 차례로 끊어져 국가가 패망하고 만다는 것이다.
첫째, 예(禮)의 동아줄이 끊어지면 국가가 기울어지게 되고, 둘째, 의(義)의 동아줄이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롭게 되고, 셋째, 염(廉, 청렴)의 동아줄이 끊어지면 나라가 전복하게 되고, 넷째, 치(恥, 수치)의 동아줄이 끊어지면 추락하여 망해버린다는 뜻이다.
북송(北宋)의 정치가이자 문학가인 구양수(歐陽脩, AD1072 – 1107)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禮義廉恥 國之四維(예의염치 국지사유), 四維不張 國乃滅亡(사유불장 국내멸망)”이라 하였다. 즉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네 가지 기본 요소인 예의염치가 지켜지지 않으면 그 나라는 멸망한다는 것이다.
관자가 말한 4유(四維), 즉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4가지 원칙인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지금의 기업에 적용하면 지속가능경영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그 중, 청렴(淸廉)은 ‘성품과 행실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음’을 의미한다. 공직자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주나 종업원도 국가나 사회의 이익을 위해 청렴 의무를 다해야 한다. 기업이 주주만을 위한 다는 생각은 이미 옛날 이야기다. 주주는 물론 종업원을 비롯하여 사회 전체의 이익에 봉사해야 하는 존재다. 따라서 기업이나 종업원은 반드시 청렴의무를 다해야 한다.
정부는 2002년부터 매년 공무원 및 공공기관에 대해 청렴도 조사를 시행해오고 있다. 자체적인 평가(내부청렴도)와 외부 이해관계자의 평가(외부청렴도)를 통해 기관의 청렴도 수준이 매겨진다. 이렇게 공직사회에서는 20년이 넘도록 시행해 오며 자리 잡은 조직의 청렴에 대한 내·외부의 진단이 이제 기업사회에까지 확산되길 바란다.
2023.08.31.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회장 남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