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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칼럼] 윤리경영 내실화와 시스템 개선

등록일 2023-10-05 15:37:24 조회수 957

우리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윤리적인 부정행위가 어느 정도일까, 감소하고 있을까, 물론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는 단지 언론에 거론되는 사건이나 정부, 수사당국의 발표를 접하면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실상 이런 것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의 회계·재무·감사 종사자들 3명 중 1명 이상(38%)은 자신이 속한 기업 내에서 횡령∙배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한다. 회계법인 EY한영의 조사결과(2023.6)이다. 주된 원인으로 구성원들의 윤리의식 부재(65%), 내부통제 시스템 부재(46%)를 꼽았다(복수응답). 부정행위가 발생할 경우 기업 이미지와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한다, 선제적으로 경영시스템을 보강하고 임직원 윤리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호감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2023.3). 기업호감 지수는 55.9를 기록했는데 이는 10년 전인 2013년 지수 48.6에 비해 개선됐다. 기업호감 지수는 기준점인 50을 넘으면 호감을 가진 사람이 비호감을 가진 사람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업에 호감이 가지 않은 이유로 국민들은 준법·윤리경영 미흡(64.3%)을 가장 많이 응답했다.

 

한편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2023.1)한 우리나라의 부패인식도CPI는 63점으로 180개 조사대상 국가 중에서 31위를 차지하여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10위권인 우리나라 실물경제 위상에 비추어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명성기구는 공직사회나 경제활동 관련한 주요 지표들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영역의 반부패 청렴문화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적했다.

 

기업의 윤리경영이 과시적이고 홍보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 버렸다. 게다가 내외에 발표한 번듯한 윤리경영 시스템이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비윤리적 사건이 발생했던 有數기업의 윤리경영 시스템도 하나같이 구색을 잘 갖추고 있다. 왜 윤리경영 실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우리기업은 선진 일류기업의 윤리경영을 밴치마킹하고, 문화적 배경이 다른 서구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때문에 우리가 처한 경영환경과 구성원의 의식구조, 사회문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윤리적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 10위권의 실물경제 위상에 걸맞게 우리기업의 윤리경영도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되어야 할 때이다. 윤리경영 시스템 - 규정과 실천과정, 감독체계, 교육등 - 을 재점검하고 보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최고 경영자와 중요 관리책임자들은 정직하고 깨끗하게 벌겠다는 이른바 淸富철학을 확고히 실천해야 한다. 濁富를 배척하는 것이 윤리경영이다. 약 2500년전 공자는 부귀를 추구하되 정당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갈파했다.

 

준법 프로그램 중심의 윤리경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구성원이 냉소적이거나 제도 피로감에 빠지면 오래 지속되기도 어렵다. 경영활동 속에서 생활화할 수 있도록 윤리적 가치가 공유되고 자율적 준수를 강조하는 윤리적 가치관점 프로그램으로의 성숙이 필요하다. 준법 중심의 윤리경영은 적법과 불법이라는 양자택일의 의사결정이 필요하지만 윤리적 가치관점의 윤리경영은 창의적 발상을 독려하여 많은 대안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아울러 실천교육으로의 윤리교육 업그레이드, 내부신고제도 활성화, 평가와 보정을 위한 윤리청렴백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할 필요가 있다.

   

 

 

2023년 09월 30일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이사 박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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