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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선 칼럼] 존경·신뢰받는 기업과 윤리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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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1 10:51:25 | 638 |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은 무엇일까. 경영이념을 보여주는 경영헌장이나 윤리강령, 매년 발표하는 기업의 신년사에는 ‘사회로부터 존경과 사랑,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내용이 본류를 이룬다. 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할까. 기업 활동은 무엇이고 사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펼치고 있나. 그리고 사회 구성원의 기업에 대한 인식과 감정은 어느 수준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주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호감도가 2년 연속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해 기업 호감지수( 53.7점)는 지난해(55.9점)보다 낮아졌으나, 2년 연속 호감 기준선인 50점을 넘겼다. 기업 호감지수는 국민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점에 가까우면 호감도가 높은 것이고 0점에 가까우면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대한상의 2024년 기업호감도 조사, 5.23).
과거‘기업의 본분은 사업(The business of business is business - Milton Friedman)’이고, 재무적 이익( single bottom line)을 중시하는 경영패턴을 보였다. 오늘 날과 같은 글로벌 시대, 경제사회 발전과 경영환경 복잡화, 기업규모 거대화에 따라 기업의 본분이 매우 커졌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협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에 대한 책임이 보다 다양해졌다. 기업에게 이익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사업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게 된 것이다. UN 등 각종 국제기구와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경제’‘사회’‘환경’이라는 세가지 성과를 함께 극대화하는 세 개의 축(triple bottom line)에 따른 경영을 강조하고, 우리기업들 역시 윤리경영을 근간으로 지속가능경영, ESG 경영 등을 도입하여 실천하고 있다. 사업활동이라는 기업 본연의 경제적 역할과 더불어 환경적,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책임경영을 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시각에서 볼 때 우리기업들에 대한 호감도(54.1점)는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57.5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 이유(복수응답)로 국민들은 ‘준법 및 윤리경영 미흡(38.9%’과 ‘후진적 기업 문화(35.9%)’ ‘도전정신·기술 투자등 미흡(35.7%)’ ‘국가 경제에 기여 부족(32.7%)‘ ‘지역사회 공헌활동 미흡(29.4%)’ 등의 순으로 들고 있다. 트리플 보텀라인에 걸맞는 균형적 경영활동에 있어 글로벌 선도기업에 뒤쳐저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한편 기업이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수적(58.6%)’이라는 의견이 ‘기업 본연의 역할이 우선이다(41.4%)’에 비해 크게 나타나,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우리기업의 윤리경영 호감도는 비교적 크게 상승(36.5→40.9)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호감지수는 지난 해에 비해 낮아졌는데 이는 ‘국제경쟁력’(73.9→58.5)과‘생산성·기술향상’(73.3→63.9) 지표가 크게 하락한 데 기인한 것이다. 기업의 경제적 성과가 기업 호감도의 결정에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 준다 하겠다.
돌이켜 볼 때, 기업 본연의 사업활동과 사회적 역할 책임은 새삼 구분해서 호감여부를 평가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기업은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기업은 이윤을 얻고 주주는 배당금을 받고 구성원은 보수를 받고 정부는 세금을 받아 행정활동을 한다. 이렇듯 기업은 부를 창출하는 사업활동을 통해 국민, 사회에 기여하며, 사회, 정부는 사회자본을 확충함으로써 기업발전에 기여한다. 사회, 정부는 기업활동의 폭을 더욱 확대시키고 동시에 기업은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수행해 나가는 데서 보다 많은 사회 전체의 부를 창출하고 기업과 사회의 동반적 성장을 이루어 나가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장발전해 온 대부분의 기업들은 왕성하고 혁신적인 사업활동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선사업, 환경보전과 사회공헌 활동의 지원을 통해 훌륭한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와 반대로 소멸했거나 성장의 정체를 보인 기업들은 소비자를 비롯한 내외 이해 관계자와의 갈등, 환경파괴와 법령, 기업윤리를 어기면서 이익추구에 매달려 사회적으로도 비판과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 준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업에 대한 존경, 신뢰, 호감은 차치하더라도 국민들에게 불신과 부정적인 시각을 쌓아 올린 결과를 가져왔다.
오늘날 기업 역할은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을 필두로 지역 사회발전, 저출산, 갈등과 차별, 빈곤과 이중구조 등의 난제 해소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기대수준이 크다. 이런 역할과 기대수준의 확대를 사업화하는 전략이 기업에게 필요한 것이다. 기업에 부담을 주는 또다른 비용적 요소가 아니라 고유의 차별화된 경쟁력 요소로 인식할 때 새로운 가치창출은 물론 기업 내부적으로도 보다 세련되게 기능할 수 있는 고유의 경영 관리기법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윤리경영은 기업활동에서 조직과 사람이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생산과 판매, 원료구매, 기술, 정보, 인적· 물적관리 노하우와 같이 가치창출 모든 과정(value chain)에서 경쟁력과 효율을 최대화할 뿐아니라 이해 관계자와의 신뢰와 협력을 가져올 수 있는 최적의 경영관행(best management practice)를 구축하게 해 준다. 윤리와 컴플라이언스라는 바탕 위에 기업실정에 맞는 최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성원 간 동료의식(fellowship과 책임감을 고취, 이들이 창조성과 혁신성을 발휘함으로서 지속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기업, 사회의 동반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지름 길이자,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빠른 길인 것이다.
2024년 05월 30일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이사 박종선